미국에 살다 보니 도시락을 싸는 게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되어 버렸답니다. 전엔 남편 도시락만 싸면 되었는데, 이젠 아이의 도시락도 싸야 하고, 거기에 간식까지 챙겨야 한답니다. 일주일에 세 번은 딸 아이가 방과 후 태권도 수업을 바로 가야 하기에 태권도 도시락까지 싸야 합니다.
도시락을 전투적으로 싸기
그렇다보니 저의 도시락 전쟁은 새벽 4시부터 시작됩니다. 아이가 보통 집에서 6시 50분에 학교에 가기 위해 나가야 하기에 5시 반까지는 모든 도시락 싸기를 완료해야 하고 아침식사 준비도 함께 해야 하기에 새벽 4시도 그리 빠른 시간도 아니랍니다.
도시락은 사랑
제가 생각하는 도시락은 작은 사랑입니다. 제가 그러했듯 언제고 아이가 자라 엄마의 도시락이 좋은 느낌으로 자리 잡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껏 도시락을 싼답니다. 한국은 급식을 한다지요? 여기도 학교마다 급식이 있기는 하답니다. 저희 아이의 학교 급식은 다른 학교들에 비해 비교적 괜찮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 오고 있기에 저도 도시락을 싸줍니다. 간혹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가 급식으로 나오는 날이면 도시락 대신 급식을 사먹기도 한답니다.
남편 또한 동료들이 거의 다 점심을 싸오고 있고, 간혹 나가서 먹을 때도 있긴 하지만, 나가서 먹는다는 것이 한국처럼 쉽지가 않답니다. 일단 어디를 가려고 해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점심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을뿐더러 다들 점심은 샌드위치처럼 간단한 메뉴를 선택하기에 대부분 제가 도시락을 싸주고 있습니다.
한식 사랑
제가 워낙 한식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딸아이가 한식에 진심이다 보니 도시락도 보통 한식 비슷하게 싸주려고 합니다. 딸 아이네 학교에 한국인은 총 1명! 저희 딸 하나랍니다. 그렇다 보니 한식에 익숙지 않은 아이들에게 혹여나 안 좋은 인상을 줄까 싶어 어릴 땐 샌드위치를 싸주곤 했었는데요. 아이가 "뭐 어때? 한국 음식인데, 한국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데? 괜찮으니까 밥 싸줘!"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 돌 전에 딱 한번 가본 게 다인 제 딸은, 식성만큼 저를 꼭 닮아 그냥 한국인입니다.
모두들 맛있는 식사 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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