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아이의 도시락을 싸주고 있답니다. 때론 한국의 급식문화가 몹시도 부러운데 어쩌겠습니까. 현실을 받아들이고 오늘도 도시락을 쌉니다.
딸의 한식 도시락
김치가 빠진 한국 음식이라면 '앙꼬 빠진 찐빵' 같지만, 아무래도 미국 학교이다보니 생김치는 보통 생략하게 된답니다. 그래도 김치를 싸준다면 가끔 김치를 볶아서 싸주기는 하지만, 되도록이면 김치류는 잘 안 싸주게 되네요. 오늘은 특별한 메뉴는 아니고 전날 만들어 놓은 두부조림과 계란 스크램블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들 이것저것 넣어 보았습니다. 일단 밥이 있으면 좋아라 하는 아이라서 잘 먹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추억의 도시락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80년대에는 보온 도시락통이 보편화 되어 겨울철에는 대부분 커다랗고 무거운 검은색 보온 도시락을 들고 등교했었답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3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따뜻한 국과 밥 그리고 반찬통이 있었네요. 크고 무거워서 그런지 보온 도시락통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하였고, 12시에 점심을 먹을 때 까지도 뜨끈뜨끈 김이 날 정도로 보온이 잘 되었답니다. 친구들과 오손도손 모여 각자 싸 온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답니다. 저에게 있어 엄마의 도시락은 사랑 그 자체였고, 그 사랑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반전은 도시락만으로 엄마의 사랑을 보여 주셨기에 더 특별한 도시락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서운한 일이 있어도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으면 엄마에 대한 서운했던 감정도 눈 녹듯 사르르 녹아버렸지요.
저희 딸도 나중에 엄마의 도시락을 추억하며 저의 사랑과 정성의 도시락을 기억해 주기를 바래봅니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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