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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함께 하는 남편 도시락

by zip_bunny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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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저희 딸이 지난주 1주일간 봄방학이었답니다. 그로 인해 저는 일하랴, 아이 아침, 점심, 저녁 챙겨주랴, 남편 도시락 싸 주랴, 딸 공부 봐주랴, 살림하랴... 몸이 여러 개라도 부족한 1주일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짧은 방학이다 보니 어디 여행을 가기도 그렇고 그냥 좀 휴식을 갖자 했는데, 저만 죽어 났네요.

 

남편 도시락

도시락-밥-반찬-남편 도시락
남편 도시락

딸은 방학이지만, 남편은 출근을 해야 하니 도시락을 싸야 합니다. 있는 반찬들과 두부를 좀 부치고, 소시지와 양파를 볶아서 쏘야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구수한 현미밥과 반찬들을 성의껏 싸 봅니다. 

 

사실 남편은 밥보다는 빵을 좋아합니다. 알긴 아는데, 왠지 식빵에 쨈 바른 샌드위치보다는 밥이 조금이라도 건강에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자꾸만 한식 위주로 싸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 마음을 알기에 남김없이 다 먹어 주는 남편입니다.  

 

남편과 저는 대학 새내기 때 만나 긴 연애를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서로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알고 결혼하게 되었답니다. 저의 어린 시절 엄마에게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랑이라던가 오빠와의 차별 등등... 모든 것을 알고 결혼까지 갔었기에 결혼을 앞두고 저희 엄마의 느닷없는 딴지에도 남편은 묵묵히 견뎌 주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결혼을 하였고, 남편은 그 당시 대학원생, 학생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쭈욱~ 이렇게 도시락을 싸주고 있습니다. 그게 벌써 17년쯤이나 된 듯싶습니다. 

 

그렇기에 남편을 위한 저의 도시락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풋풋함과 설레임이랍니다. 가끔 미울 땐 매운 걸 잘 못 먹는 남편을 골탕 먹이려고 도시락에 온통 매운 것들로만 싸주기도 하고, 좋을 땐 달달한 반찬들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하지요. 저만의 작은 애정표현이라고나 할까요. 

 

모든 것엔 다 때가 있고,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매 순간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오늘 하루도 맛 있는 점심 드시고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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