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딸아이는 간식과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닌답니다.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간식시간은 7분, 점심시간은 20분으로 매우 짧답니다. 그렇다 보니 되도록이면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던가 점심을 준비해 주려 노력해요. 조금이라도 복잡한 메뉴를 싸주면 시간 내에 다 못 먹고 배고파하기 일쑤거든요. 그래서 미국 아이들은 간단하면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를 많이 싸 오나 봅니다.
간혹 딸아이가 좋아하는 급식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사 먹기도 하는데, 바로 오늘이 그런 날이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간신만 준비하면 되니 봉 잡은 날? 비교적 여유 있는 아침인 셈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딸아이 간식으로 싸준 붕어빵! 그 추억의 붕어빵에 대해 좀 알아보고 이야기를 계속해 볼까 합니다.
붕어빵의 유래
일본의 도미빵이 한국으로 들어와 현재의 붕어빵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도미라는 생선이 몹시 귀하고 많이 비싸서 잘 먹지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도미 모양으로 된 빵이라도 만들어 먹자 하여 만들어진 것이 도미빵이라고 합니다. 그 도미빵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우리가 먹게 된 바로 그 붕어빵으로 변신하게 된 것이지요.
요즘은 붕어빵 말고도 풀빵, 잉어빵, 슈크림 붕어빵, 딸기 붕어빵 등등 다양한 종류의 붕어빵들이 나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추억의 붕어빵 후기
겨울철 한껏 움츠리고 걷다 보면 리어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붕어빵 장수를 볼 수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약 속이나 한 듯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뜨거운 붕어빵을 호호 불어가며 먹었더랬지요. 저도 그곳에서 종종 붕어빵을 사곤 했었는데, 종이봉투에 가격별로 구분하여 담아 주시고 기분이라며 덤으로 몇 개 더 넣어 주시던 정 많던 아주머니도 생각이 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미국에는 붕어빵 대신 도넛 가게들이 참 많은데요. 아쉽게도 저는 도넛보다는 붕어빵을 좋아하다 보니 그 많은 도넛 가게들은 제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답니다.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 겨울이 되면 한인마트에서 한시적으로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딸아이는 붕어빵을 단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었기에 그 딸아이를 위해, 엄마의 추억이 담긴 붕어빵을 사주기로 했지요.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파시는 분도 한국분이 아닌 멕시코 분이셨고, 무엇보다 위생이 너무도 걱정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지만, 너무 신기하게 쳐다보며 궁금해하는 딸아이를 모른 척할 수 없어 한 봉지를 샀습니다.
그 맛을 본 딸은 혼자 그 한 봉지를 다 먹었습니다. 너무 맛있다며 한국에 가면 이런 걸 매일 먹을 수 있냐는 딸아이에겐 위생 따윈 버린 지 오랜 것 같았습니다.
그 후 너무 위생이 안 좋아 더 이상 사줄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붕어빵을 한인마트인 H마트에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냉동코너에 귀여운 붕어빵을 냉동시켜 팔더라고요. 그렇게나 붕어빵을 먹고 싶어 하던 딸에게 이보다 더 좋은 희소식은 없었지요. 그 뒤로 종종 사다가 냉동시켜 놓고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딸아이가 학교 갈 때 간식으로 싸 주고는 한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제품들이 들어와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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