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감자탕 혹은 뼈다귀 해장국(뼈해장국) 한 그릇에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으며 속까지 뜨끈하게 만들어 주던 추억이 가득한 감자탕이 종종 생각나곤 한답니다. 지금은 미국에 있어 직접 해 먹으며 고국의 그리움을 달래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 추억이 감자탕을 간만에 만들어 볼까 합니다.
감자탕과 뼈다귀 해장국(뼈해장국)의 차이
감자탕과 뼈다귀 해장국(뼈해장국)의 기본 베이스는 같습니다. 다만 감자탕에 들어 있는 감자를 빼고 1인용 뚝배기에 내면 그게 뼈다귀 해장국(뼈해장국)이 되는 것이지요. 식당마다 감자탕에 감자를 넣는 곳도 있고 넣지 않는 곳도 있을 수 있으나, 뼈 해장국의 경우에는 감자가 아예 들어 있지 않다는 게 감자탕과 뼈다귀 해장국(뼈해장국)의 차이라 하겠습니다.
감자탕 레시피
재료
돼지 등뼈: 1.7kg
감자: 2개 (453g)
시래기: 200g
양념
된장: 100g (크게 2 숟가락)
고추장: 50g (크게 1 숟가락)
마늘: 17g
국간장: 20ml
들깨가루: 30g (8 숟가락)
저의 감자탕 레시피를 알려 드릴게요. 아무래도 제가 사는 곳이 미국이다 보니 재료들이 한국처럼 풍족하지 않다는 점, 그래서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맛을 뽑아내는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레시피 공유합니다.
먼저 돼지 등뼈의 핏물을 충분히 빼줍니다. 3시간 정도 물을 갈아 가며 핏물을 빼줍니다. 그래야 돼지 특유의 잡내가 나지 않습니다. 큰 솥에 물을 끓이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10분~15분 정도 애벌 삶기를 해 줍니다. 그러면 다시 한번 돼지 잡내와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삶은 등뼈를 흐르는 물에 살살 잘 헹궈 줍니다. 큰 솥에 물을 붓고 양념들과 등뼈를 다 넣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30분쯤 끓인 후 감자와 시래기도 넣어 계속 끓여 줍니다. 그렇게 1시간~2시간 정도 끓여주면 완성입니다.
간이 싱겁다면 각자 소금으로 간을 맞춰 드시면 되겠습니다. 취향에 따라 매운 고추도 넣으시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데요. 남편과 아이가 매운걸 잘 못 먹기에 양념을 할 때 고춧가루와 고추를 뺐습니다. 만약 매운걸 좋아하신다면 양념하실 때 고춧가루 1숟가락과 매우 고추 2개 정도 넣으면 칼칼하니 더 맛있답니다.
주말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이번 주말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결심을 하였고, 남편에게도 미리 선전포고도 하였습니다. 남편도 저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고, 그러라고 하였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드디어 하루는 온전히 쉴 수 있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남편은 저의 의견을 정말 존중만 해 주었습니다. 제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음에도 별로 도와주는 것이 없는 겁니다. 일요일 아침인데, 남편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찍 잠에서 깬 딸아이는 심심한지 책을 읽는다 합니다. 그럼 저도 쉬어도 되지 않겠냐 생각하시겠지만, 누군가는 아침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충 시리얼이나 토스트로 때우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밥을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해 그것도 쉽지가 않은 상황이랍니다.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 부지런을 떱니다.
간단하게 진미채 무침과 고추장 멸치 볶음을 뚝딱 만들어 놓고 현미와 보리를 섞어 밥을 합니다.
밥이 되는 동안 산 같이 쌓인 빨래를 돌립니다. 그 산 같은 빨래는 단 이틀 동안 남편과 딸이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남편과 딸이 운동을 하는데, 그 빨래를 만들어 내는 것도 선수급이랍니다. 색깔별로 세탁기를 3번 돌립니다.
그렇게 부산을 떨어도 남편은 세상모르고 아기처럼 잔답니다. 그게 아기라면 순둥이도 그런 순둥이 없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남편입니다. 분명 시어머님 말씀으로 남편이 아기 때는 엄청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하셨는데 말이지요. 그 뜻인즉, 제가 사람을 참 편하게 만들어 주는가 봅니다.
그렇게 집안을 종횡무진해 가며 일을 하는데 밥이 거의 다 됐는지 삑삑 소리를 내고 잠시 후 김이 피익~~~ 하면서 빠집니다. 배고픈 딸아이와 저를 위해 상을 보고 있는데, 남편이 나옵니다.
잠이 덜 깬 남편: "어휴~ 아침부터 뭘 이렇게 많이 했어?"
어이없는 아내: "나 오늘은 진짜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는데~~~"
잠이 덜깬 남편: "그러게. 오늘 아무것도 안 한다고 했잖아." (근데 왜 했어? 하는 표정)
어이없는 아내: "그럼 어떻게 애 밥은 먹어야 하잖아."
잠이 덜깬 남편은 화장실로 도망가고 곧 나와서 돕겠지 생각하며 부지런히 테이블 세팅을 하는데, 결국 혼자서 다 차리도록 나오질 않더군요.
솔직히 조금은 짜증이 났지만, 어쩌겠나요. 남편이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그래도 점심엔 남편이 감자탕을 만들어 준다고 하였으니 점심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재료 손질부터 준비까지 다 제가 해 주고, 남편은 준비된 돼지 등뼈와 감자 시래기 등등을 퐁당퐁당 던지며 노는 건지 요리를 하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떻게든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줬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그리고 뒷정리까지 해줬네요. 그리고는 한마디 합니다.
남편: "원래 요리의 끝은 뒷정리인 건 알지?"
저 입을.... 그냥 확 깨물어 버릴까??
감자탕과 뼈해장국의 차이와, 감자탕 레시피를 알아보았습니다. 한국은 워낙 맛집들도 많고, 배달도 쉬우니 힘드실 땐 고생하지 마시고 사 드세요. 그럼 뜨끈하고 맛있는 감자탕 한 그릇 먹고 훈훈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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