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투견부부' 사연에 이어 오늘은 '갓생 부부'의 사연을 들고 왔습니다.
'갓생 부부'의 사연을 보며 오래전 잊고 싶었던 저의 기억의 문이 두둥 열리더군요. 화면 속 '갓생 부부'의 남편 모습에서 저의 어린 시절 저를 몹시도 괴롭혔던 오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혼숙려캠프 3기 '갓생 부부'의 주요 갈등 원인 분석을 "아내의 시점에서 바라본 남편", "남편의 시점에서 바라본 아내" 그리고 조금은 우울할 수 있는 "실제 제가 겪었던 가스라이팅"에 대해 이야기도 해 드리겠습니다.
이혼숙려캠프 3기, "갓생 부부"
요즘 많은 부부가 결혼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혼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결혼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함께 성장해 가는 길고도 긴 여정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많은 오해도 생기고 갈등도 심해지면서 서로가 마음을 닫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JTBC의 인기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에서는 그런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가 다시금 서로의 손을 맞잡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갓생 부부'에 관한 이야기를 해봐요.
(갓생은 God과 한자의 날생(生) 자를 합친 신조어 라네요. 매일 생산적이고 자기계발에 힘쓰며 부지런히 사는 삶을 의미한답니다. )
방송에서 드러난 충격적인 장면
가사 조사 과정에서 남편의 놀라운 행동이 공개되었지요. 남편은 힘들다는 아내를 향해 "주위에 노는 엄마들이 어디 있냐?"는 망언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남편 측 가사조사관인 진태현 님조차 경악할 정도였는데요.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남편의 태도였습니다. 남편은 "가스라이팅을 하는 이유는 아내를 위한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였고, 이로 인해 가사 조사실은 충격과 분노로 가득했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이 부부의 사례를 통해 아내와 남편의 시각 차이와 주요 갈등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래요.
아내의 시점에서 바라본 남편
- 지나치게 자기 계발에 몰두하는 사람
- 가사와 육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
- 아내의 노력과 어려움을 인정해 주지 않음
- 가스라이팅을 통해 아내를 심리적으로 압박함
남편의 시점에서 바라본 아내
- '갓생'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생각함
- 주변 다른 엄마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고 여김
- 자신의 조언(가스라이팅)을 아내를 위한 것으로 정당화함
주요 갈등의 원인
- 가치관의 차이: 남편의 '갓생' 추구와 아내의 일상적인 삶의 방식 사이의 충돌이 일어남
- 가사 및 육아 분담: 아내가 대부분의 가사와 육아를 담당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
- 상호 간의 이해 부족: 서로의 노력과 어려움을 인정하지 않음
- 의사소통의 문제: 남편의 가스라이팅과 아내의 불만 표출 방식의 도도리표
- 사회적 압박: '갓생'이나 '완벽한 엄마'와 같은 사회적 기대에 따른 스트레스
- 자아실현의 갈등: 아내의 개인적 성장과 가정 내 역할 사이의 균형 문제
-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침해: 홈캠으로 감시하는 모습
부부관계를 위한 개선
'갓생 부부'처럼 관계 개선이 필요한 부부들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1. 서로의 감정 존중하기
- 각자의 감정과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불안이나 두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2. 솔직한 의사소통
-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나눠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문제를 회피하기보다는 숨김없이 이야기 함으로써 오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신뢰 회복
- 부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신뢰입니다.
- 신뢰를 잃은 경우, 다시 회복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작은 것에서부터 신뢰를 쌓아 가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 감시나 통제 대신 서로를 믿음으로써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합니다.
4. 상담받기
- 문제가 심각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 부부 상담이나 중재를 통해 제삼자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해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겠습니다.
5. 서로에 대한 기대 낮추기
- 현실적인 기대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서로에게 너무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갖기보다는 상대방의 한계와 장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6. 지나친 감시와 간섭 금지
- 감시나 통제는 신뢰를 무너트리는 주요 요인이랍니다.
-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 주고 서로에게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7. 좋은 경험 쌓기
- 좋은 경험을 함께 쌓아가는 것은 훗날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 여행이나 취미 활동,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함으로써 서로의 추억을 하나둘씩 쌓아가 보세요.
8. 부드러운 피드백 주기
- 서로의 행동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줍니다.
- 혹여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평상시 보다 부드러운 어투로 이야기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건설적인 피드백은 부부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답니다.
어린 시절 겪었던 가스라이팅
'갓생 부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갓생 부부'에서 남편의 감시와 통제에 시달리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저 또한 어린 시절 오빠에게서 받았던 감정적, 육체적 괴롭힘이 떠오르더군요. 괴롭힘이라고 말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학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느낀 '갓생 부부'의 이야기는 단순 부부 갈등을 넘어, 통제와 지배의 문제까지 드러나면서 그 피해자는 또,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저는 부모님의 잦은 불화로 인해 저와 오빠는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야 할 때가 많았답니다. 저희 아빠는 일하시느라 늘 바쁘셨고, 저희 엄마는 뭐가 그리 바쁘신지 모르겠지만 항상 집을 비우셨더랬지요.
저희 오빠는 저보다 세 살이 많았는데요. 그 나이 차이는 당시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처럼 느껴졌었습니다.
당시, 9살인 오빠는 엄마가 없을 때마다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공부를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6살뿐이 안된 아이에게 구구단을 외우게 하고, 숫자의 개념도 잘 이해하지 못해 틀리기라도 하면 손바닥을 때리거나 벌을 주었습니다. 어린 저는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하지 않으면 더 큰 벌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오빠에게 맞추려 애썼던 것 같습니다.
제가 9살쯤 되었때, 이번엔 저의 체력을 키워야 한다며 운동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일명 '지옥훈련'이라 하였습니다.
오빠가 말하는 '지옥훈련'은 6살 여자아이가 감당해 내기 매우 힘든 수준이었는데요. 1분에 윗몸일으키기 60회를 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것도 모자라 제가 그걸 해냈을 때는 1분에 100회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분에 100회라니... 도저히 해 낼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걸 저는 또 해 냅니다. 죽을힘을 다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성공을 못했을 경우, 엄청난 벌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벌의 수준은 거의 고문에 가깝게 느껴졌을 정도였는데요. 오리걸음, 쪼그려 뛰기, 엎드려뻗쳐, 투명의자 등 끝이 없는 고통의 순간이었습니다.
때론 저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본인은 자전거를 타고 저는 그 자전거 속도에 맞춰 몇 시간씩 달리게 하기도 했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저를 위한 훈련이라 하였고, 제가 나이가 어렸음에도 그 말이 정상적으로 들리진 않더군요. 가장 끔찍하고 싫었던 건, 바로 제가 그토록 힘들어하고 괴로워할 때마다 오빠는 그걸 웃으며 지켜보면서 재밌어했다는 겁니다. "이건 다 널 위해서 오빠가 시켜주는 거야!"라는 말을 던지면서 말이지요.
이 사실을 부모님께 왜 알리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드시죠? 그랬을리가요. 저도 당연히 고자질을 했었지요. 그러나 저희 엄마와 아빠는 둘이서 싸우느라 저의 이야기는 전혀 들어주실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제발 어떻게 좀 해 달라고 엄마에게 매달려 울고불고 난리를 치쳤답니다. 그럼 마지못해 오빠를 불러 무심하게 한마디를 툭 던지시고는 그걸로 끝나기 일쑤였습니다. "동생이랑 사이좋게 지내라."
이 한 마디가 끝나고 나면, 다음 날 저에게는 더 큰 괴롭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아시겠지요? 제가 부모님께 일렀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 부모님께 이야기를 해 보았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자, 포기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저에게 치유되지 않은 큰 상처로 남았는데요. '갓생 부부'의 사례를 보면서 그 시절 오빠의 모습과 겹쳐 보였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감시하며 통제하려는 행동, 그리고 아내가 그에 의해 무력감과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오빠에게 강압적으로 지배당했던 어린 시절의 무력감과 공포가 그래도 떠올랐던 것이지요.
몇 년 전, 오빠에게 왜 그랬었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나: "오빠, 그때 왜 그랬어?"
오빠: "뭘? 난 그런 적 없어. 기억 안 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린 시절의 그 기억이 저를 휘감으며 다시 한번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저는 오빠가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랐는데... 돌아온 건 부정과 무관심이었습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이런 걸 두고 하는 게 아닐까요?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스스로의 기억과 감정을 의심하게 만드는 그 느낌 말입니다.
'갓생 부부'의 이야기는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겐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통제와 지배!!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랍니다. 누군가에겐 사랑이 때로는 가시 돋친 칼보다 아프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오래도록 아물지 않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제와 학대의 순환
- 오빠의 '교육': 구구단 및 체력 단련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수행하지 못했을 시 벌이 기다리고 있음
- 남편의 '갓생' 아내에게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요구하고 , 일상을 감시함
둘 케이스 다 "너를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행해진 폭력적인 통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주변의 오해와 고립
- '갓생 부부'의 남편이 아내를 위한다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듯, 저의 오빠 역시 주변으로부터 "동생과 잘 놓아주는 좋은 오빠"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는 피해자로 하여금 더더욱 고립되게 만듭니다.
가스라이팅의 본질
- 가해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갓생 부부'의 남편이 경우 자신의 행동을 아내를 위한 것이라 주장하였듯이, 저의 오빠 역시 "난 그런 적 없어. 기억 안 나!"라고 하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의 형태를 보입니다.
피해자의 고통
- '갓생 부부'의 아내가 겪는 심리적 압밥과 자존감 하락은 제가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 의해 우리의 현실 인식이 왜곡되게 되고, 자신을 지속적으로 의심하게 되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갓생 부부'를 통해 예전 잊고 싶었던 저의 트라우마가 건드려졌지만, 누구든 저처럼 이러한 관계의 피해자 일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늘은 이혼숙려캠프 3기 '갓생 부부'의 주요 갈등 원인 분석을 "아내의 시점에서 바라본 남편", "남편의 시점에서 바라본 아내" 그리고 조금은 우울할 수 있는 "실제 제가 겪었던 가스라이팅" 경험담을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가족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면 감정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반드시 도움의 손길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분들과 소통을 하며 조금씩 치유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주변에 힘든 분들이 있지는 않은가 한 번쯤 살펴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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