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운 요즘입니다. 미국도 그 한파 속에 꽁꽁 얼어붙어 있는데요. 여름엔 '이열치열', 겨울엔 '이한치한'으로 이 겨울을 잘 이겨내 보도록 합시다.
오늘은 이 추위에 '이한치한'으로 먹을 만한 초간단 김치말이 국수를 만들어 보려 합니다. 생각만 해도 그 시원함에 이가 달달달 떨리지는 않으신가요?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추운 겨울에 따뜻한 집안에서 먹는 냉국수도 한철 별미니 우리 한번 도전해 보아요.
김치말이 국수
김치말이 국수에 대해 간단히 한번 알아보고 넘어가겠습니다.
황해도에서는 동치미를 활용한 요리가 발달되어, 동치미에 간단히 밥을 말아 한 끼를 때울 정도로 동치미를 활용한 음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때 '김치말이 국수도 유래되었다'라고 추측한다네요.
조선후기쯤 격식을 갖춰 꿩고기나 소고기 육수를 넣어 만들기 시작하였고, 이후 6.25 전쟁 시기 피난민들이 내려오면서 이 음식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김치말이 국수는 국수 요리로써, 동치미나 냉면육수에 김치국물을 넣어 국물을 내고 여러 가지 고명을 올리는데 이름처럼 김치 또한 고명으로 올라가게 된답니다. 잘 익은 김치의 시원함과 새콤함이 이 국수비법이며, 면으로는 주로 소면을 사용하고 있답니다.
요즘은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멸치 육수나 다시다를 넣어 만드는, 간소화된 방법이 많이 대중화되었습니다.
김치말이 국수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기에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요. 정성껏 직접 육수를 내어 만든다면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겠지만, 시간과 정성이 무척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겐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대신 마트에 가면 저렴한 가격으로 시판용 냉면육수를 구매하실 수 있는데요. 그 냉면육수에 김치 국물을 조금 섞고 간만 맞춰 간단하게 국물을 내실 수도 있으니 훨씬 수월하답니다. 그것도 여의치 않는다면 얼음물에 식초와 설탕만 섞어 김칫국물을 부어 드셔도 그럭저럭 맛있는 김치말이 국수를 즐기실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뜬금없지만, '이열치열'과 '이한치한' 사자성어를 알아보아요.
이열치열은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의 뜻으로 열이 날 때 땀을 오히려 낸다든가, 더위를 삼계탕 같은 뜨거운 음식을 먹음으로써 이겨낸다던가 함으로써, 힘은 힘으로 물리친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지요.
그 반대말로는 '이한치한'이 있답니다. 이한치한은 '추위는 추위로써 다스린다.'라는 의미로 추울 때 옷을 더 껴입기보단 옷을 벗을 채 얼음을 깨고 물속에 뛰어든다던가, 냉수마찰을 하며 추위를 추위로써 맞서 싸워 이긴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랍니다.
이 이한치한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이북 냉면인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들 수 있겠는데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이북의 대표적인 겨울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또 지금은 냉동 기술의 발달로 한여름에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아이스크림과 빙수도 원래는 겨울에 먹던 음식이었다고 해요.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를 추운 날 먹으며, 추위는 추위로써 다스리자는 뜻에서 한번 짚어 보았네요.
김치말이 국수 만들기
재료
소면: 3 인분
열무김치: 약간
로메인: 2장
삶은 달걀: 2 개
냉면육수: 2 팩 (600ml)
조리 과정
1. 삶은 달걀을 준비해 주세요.
삶은 달걀 쉽게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걸어 두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
2. 깨끗이 씻은 로메인(상추) 채소와 열무김치를 먹기 좋은 크기로 채 썰어 주세요.
채소를 좋아하신다면, 로메인이나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 좋은 양상추도 참 잘 어울린답니다. 채소를 싫어하신다면 빼셔도 괜찮아요. 채소는 선택사항입니다.
열무김치가 들어가면 확실히 맛이 있는데요. 역시 씹히는 식감이 좋고, 김치의 시원함과 새콤함이 어우러져 풍미가 좋답니다. 그러나 냉면육수 자체의 간이 충분하기에 김치가 많이 들어갈 경우 너무 짤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3. 끓는 물에 소면 삶아 주세요.
끓는 물에 소면을 삶아야 하는데 보통 3분~4분 사이로 삶아 주시면 된답니다. 근데 그 시간이 좀 애매하죠? 그게 각자의 냄비와 가스레인지 화력 등등을 고려해야 하기에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좀 어려워서 그렇답니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 소면을 삶을 때 3분쯤 되어간다 하면 요리의 용도에 따라 한가닥씩 먹어 보며 그 익은 정도를 결정하는데요. 개인적으로 너무 풀어진 걸 좋아하지 않기에 3분 10초 정도 삶아내면 적당하더라고요.
그러나 부드러운 면을 원하신다면 3분 30초 정도가 적당하다 생각됩니다.
4. 그릇에 예쁘게 세팅해 주시면 완성입니다.
자, 가장 어려운 마지막 단계입니다. 흠... 맛있는 음식 기왕이면 예쁘게 담아내는 게 좋기는 하지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러나 솜씨를 발휘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봅니다. 음식이 맛있는데, 좀 덜 예쁘면 어떤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든 사람의 정성인 것을요.
마무리
미국에 살면서 느낀 점은 '한식은 참 건강식이구나', '한국인들은 타고난 미식가들인 것 같다.'라고 느꼈습니다. 같은 식재료를 가지고도 다양한 메뉴, 다양한 맛을 내며 영양소까지 고루 갖춘 한식은 한국의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수만 해도 국물에 말아먹거나, 비벼 먹거나, 볶아 먹거나 하는 등 국수 한 가지만 가지고도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정말 창의적인 민족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그뿐인가요? 음식에도 의미를 담아내는 지혜까지...
국수를 예로 들자면, 국수는 길이가 길기에 장수의 의미를 뜻하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결혼하는 신랑, 신부가 국수가락처럼 길게 오래도록 함께 하라는 의미가 있어 결혼식에는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메뉴였답니다.
이처럼, 음식은 단순 끼니를 때우기 위한 수단이 아닌, 음식에 정성과 마음까지 담아내기에, 제가 생각하는 '한식은 마법과도 같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김치말이 국수"에 대해 살펴보았고, 냉면육수를 이용해 "초간단 김치말이 국수"를 만들어 보았는데요. 여러분들도 이 시원한 냉국수 한 그릇 원싹~ 하시고 스트레스 확 다 쓸어내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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