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통~~ 쫄깃쫄깃~~ 농심 너~어~구리" 이 CM 송은 절로 음성 지원이 되는 듯합니다. 너구리만의 특유한 굵고 쫄깃한 면발은 지난 40여 년간 끊임없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데요. 특히 추운 겨울날 뜨끈한 국물이 당길 때, 너구리 한 마리가 생각나는 건 저뿐일까요?
오늘은 각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해물우동라면 너구리에 대해 한번 알아보고, 야식으로 제참 좋은 라면, 너구리를 1개 끓여 함께 먹어 봐요.
농심 너구리
여러분들은 알고 계신가요? 2000년대 중반까지 '너구리'의 공식 제품명이 '너구리 우동'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는 우동과 라면임을 강조한 것이었지요.
특이한 점으로는 '너구리'라는 제품명인데요. 현재까지도 동물 이름으로 된 라면은 '너구리'가 유일하답니다. 농심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튀김부스러기를 넣어 조리한 우동을 다누키 우동이라 부르는데, 너구리의 일본말과 같다고요. 또, 행운의 상징으로 상점 앞에 너구리 인형 모형을 세워 놓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네요.
그것을 보고 우동을 모티브로 한 라면이 어쩌면 행운을 가져다주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너구리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너구리의 또 다른 이름 "RtA"가 붙여지게 되는데요. 이는 너구리를 거꾸로 돌려 보면 알파벳 RtA와 비슷하여 붙여졌다고 하네요.
그럼, 너구리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볼까요?
1982년 말경 너구리우동 순한 맛이 먼저 나왔었고, 이듬해인 1983년도에 얼큰한 너구리가 나온 게 됩니다. 이전에는 닭이나 소고기를 기본으로 한 갈색 라면국물이 주류였다면, 이 얼큰한 너구리는 빨간 국물 라면이라 하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후레이크인 건더기 스프가 따로 있는 고급화된 라면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 후, 출시된 신라면과 함께 농심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2009년 중순경 너구리는 작은 컵라면을 출시하게 됩니다. 그 뒤 2012년 4월에 너구리 탄생 30주년을 기념하여 큰 사발도 나오게 됩니다.
너구리는 끊임없이 성장하여 2017년 초에 볶음우동라면 타임의 볶음 너구리가 너구리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데요. 볶음 너구리에는 잘게 썰어진 다시마가 건더기에 섞여 있으며, (기억을 하실지 모르겠는데) 옛날 머그면에서 쓰였던 너구리 모양의 어묵이 추가로 들어가게 됩니다.
2017년 12월경에는 첫 크림소스가 베이스인 매콤 너구보나라가 컵라면으로 출시되었지요. 그 당시 한국에서는 컵라면으로만 출시되었으나, 해외에서는 일반 봉지라면으로 판매되었답니다.
2020년 1월에 앵그리 RtA가 출시되었는데. 이 제품은 일반 너구리의 약 3배 정도 맵다고 합니다.
너구리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을 2가지를 뽑자면 뭐니 뭐니 해도 다시마와 통통한 면발이 아닐 수 없는데요. 다른 라면들과는 다르게 통통한 면발은 잘 불지 않고, 불었다 하여도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답니다.
일부 해외지역의 수출용 너구리에는 다시마가 없답니다. 주로 서구권 국가들인데요. 그래도 캐나다에서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수출용 너구리에 큼지막한 다시마를 찾아볼 수 었었으나 그곳에서 환영받지 못하자 큰 다시마는 도로 빼기로 결정합니다. 미국에서 파는 너구리 역시 다시마가 빠진 안타까운 사정은 같답니다.
그러나 중국 너구리에는 다시마가 들어 있으나, 한국만 한 사이즈의 큰 다시마는 아니고 잘게 부서져 있다고 합니다. 근데 순한 맛의 경우에는 다시마가 온전하게 들었다고 하네요. 일본에서는 큰 다시마 한 장 대신 후레이크에 작게 잘린 다시마 조각이 여러 개 들어 있다고 합니다.
너구리는 이처럼 각 국가마다 다시마를 넣거나 빼거나, 쪼개거나 하여 거부감을 줄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무척 아쉬운데요. 한국에서 먹었던 그 맛 그대로의 커다란 다시마도 척하니 들어있고 하면 더 좋겠는데 하는 조심스러운 저만의 견해를 던져봅니다.
야식으로 너구리 라면 끓이기
재료
너구리: 1 봉지
물: 500ml
조리과정
오늘은 오리지널 버전으로 다른 부재료는 첨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만 끓이겠습니다. 조리과정이라고 하기 좀 민망하지만, 혹시 어떤 분들께는 참고가 되실 수 있기에 과정을 적어 드려요.
1. 끓는 물에 후레이크와 스프 그리고 면을 넣고 5분간 익혀 줍니다.
2. 먹기 좋은 그릇에 옮기면 완성입니다.
마무리
앞의 너구리를 소개하는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너구리에는 너무 당혹스럽게도 다시마가 들어있지 않답니다. 대신 잘게 부서진 미역 같기도 하고 다시마 같기도 한, 건더기 후레이크가 한국보다 많이 들어 있답니다.
보통은 한국에서 먹던 너구리가 그립기에 집에 있는 다시마를 크게 잘라 한 조각 넣어 끓이지만, 오늘은 미국의 오리지널 너구리를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마는 넣지 않았습니다.
사실 오늘 너구리를 끓이게 된 이유는 남편인데요. 저녁을 굳이 먹지 않은 남편이 야식으로 너구리를 먹겠다고 하여 끓여주게 된 것입니다. 남편은 원래부터 다시마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넣지 않은 것도 한 가지 이유라면 이유가 되겠네요.
저는 저녁도 먹었고, 배도 딱히 고프지 않아 먹지 않겠다 하여 1개만 끓였지요. 근데, 참 이상하지요? 분명 배도 고프지 않았고, 먹고 싶지도 않았는데... 누가 먹는 라면은 왜 그렇게 한 젓가락이 하고픈 걸까요.
너굴너굴한 마누라: "맛있어?"
심기 불편 남편: "왜?"
너굴너굴한 마누라: "아니, 그냥 잘 익었는지, 맛은 있게 됐는지 궁금해서..."
심기 불편 남편: "응! 잘 익었고, 맛있어."
너굴너굴한 마누라: "(빤히 쳐다보며...) 그렇구나. 맛있구나..."
심기 불편 남편: "왜 그래? 안 먹는 다며?"
너굴너굴한 마누라: "그래! 안 먹을 건데, 맛이 궁금해서 그렇지."
심기 불편 남편: "(한숨 쉬며..) 한입 먹을래?"
너굴너굴한 마누라: "그래? 난 괜찮은데... 음... 그러면 한 젓가락만, 맛만 볼까?"
심기 불편 남편: "꼭 이러더라!!! 내가 그래서 2개 끓이랬잖아."
전 분명, 배가 고프지 않았고, 그다지 먹고 싶지도 않았었는데... 정말 희한합니다. 그냥 다음부터는 2개를 끓이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네요.
오늘은 "농심 너구리"에 대해 알아보았고, 너구리 라면도 함께 끓여 보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오늘 저녁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실래요? 그 재미가 솔솔 합니다!!
그럼 여러분들도 오동통 너구리 드시고 더 행복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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